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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efnote 바다 생물과 수중 사진 노트
옛 기록

흰동가리와 말미잘, 관찰과 촬영

고친 날

3줄 요약

  • 흰동가리는 자리돔 무리에 속하는 작은 산호초 물고기로, 독이 있는 말미잘 촉수 사이에서 살아가는 공생으로 유명합니다.
  • 무리에서 가장 큰 개체가 암컷이 되고, 암컷이 사라지면 다음으로 큰 수컷이 암컷으로 바뀌는 독특한 사회를 이룹니다.
  • 사진을 찍을 때는 말미잘을 건드리지 말고, 눈높이를 맞춘 채 물고기가 스스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요령입니다.

주황색 몸에 흰 띠 세 줄, 말미잘 속을 들락날락하는 작은 물고기. 애니메이션 덕분에 바다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한눈에 알아보는 물고기가 흰동가리입니다. 하지만 생김새가 익숙한 것에 비해 어떻게 사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록은 흰동가리의 생김새와 종류, 말미잘과의 공생, 무리 안의 순서, 그리고 바다에서 만났을 때 관찰하고 촬영하는 법을 정리합니다.

생김새와 종류

흰동가리는 자리돔 무리에 속하며, 비슷하게 말미잘과 함께 사는 물고기를 묶어 영어로 아네모네피시라고 부릅니다. 이 무리에는 서른 가지 가까운 종이 있고, 몸 색과 흰 띠의 개수와 두께로 서로를 구별합니다. 다 자라도 손바닥 길이 안팎의 작은 물고기입니다.

흰동가리 무리를 구별하는 단서
살펴볼 곳무엇을 보나구별에 쓰이는 이유
흰 띠 개수몸을 가로지르는 흰 띠가 몇 줄인지종마다 띠가 없는 것부터 세 줄까지 다름
띠 가장자리흰 띠를 검은 테두리가 감싸는지비슷한 주황색 종을 가르는 단서
몸 색주황, 검정, 갈색, 분홍빛같은 종도 지역에 따라 조금 다름
사는 말미잘어떤 말미잘에 사는지종마다 즐겨 고르는 말미잘이 있음

비슷한 주황색 종이 여럿이라 사진 한 장만으로 정확한 종을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본 지역과 말미잘의 종류를 함께 기록해 두면 이름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흰동가리가 사는 바다

흰동가리 무리는 인도양과 태평양의 따뜻한 바다에 퍼져 삽니다. 홍해와 동아프리카 해안에서 동남아시아, 호주 북부와 남태평양 섬들까지 넓게 나타나지만, 대서양과 카리브해에는 살지 않습니다. 대부분 햇빛이 잘 드는 얕은 산호초에 머물러서 스노클링만으로도 만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남아시아 다이빙 여행지에서는 첫날 첫 다이빙에 만나는 일도 흔합니다.

말미잘과 함께 사는 법

말미잘의 촉수에는 닿는 순간 독침을 쏘는 세포가 가득합니다. 다른 물고기는 이 촉수에 닿으면 마비되어 먹이가 되지만, 흰동가리는 몸을 덮은 점액 덕분에 쏘이지 않고 촉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갑니다. 흰동가리는 말미잘 속에 숨어 큰 물고기를 피하고, 말미잘은 흰동가리가 남긴 먹이 찌꺼기와 배설물에서 양분을 얻으며 촉수를 노리는 물고기를 쫓아내는 도움을 받습니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대표적인 공생 관계입니다.

말미잘은 몇 종류뿐

바다에는 수많은 말미잘이 있지만 흰동가리와 함께 사는 말미잘은 열 가지 남짓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흰동가리를 찾으려면 아무 말미잘이 아니라 이런 큰 말미잘이 모여 있는 얕은 산호초를 찾는 편이 빠릅니다.

가장 큰 개체가 암컷이 되는 무리

흰동가리는 한 말미잘에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삽니다. 무리에서 가장 큰 개체가 암컷, 두 번째로 큰 개체가 짝을 이루는 수컷이고, 나머지 작은 개체들은 번식하지 않고 순서를 기다립니다. 태어날 때는 모두 수컷의 성질을 지니다가, 암컷이 사라지면 짝이던 수컷이 암컷으로 바뀌고 그 아래 개체가 새 짝이 되는 방식으로 무리가 이어집니다. 크기가 곧 순서라서 무리 안에서는 몸집이 서로 겹치지 않게 조절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을 지키는 아빠

짝을 이룬 암컷은 말미잘 바로 옆 바위에 알을 붙여 낳습니다. 알을 돌보는 것은 주로 수컷의 몫입니다. 수컷은 지느러미로 물을 부쳐 알에 신선한 물을 보내고, 상한 알을 골라내며, 다가오는 물고기를 쫓습니다. 알 옆에서 유난히 바쁘게 움직이는 흰동가리가 보인다면 근처에 알이 있다는 신호이니 거리를 더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바다에서 관찰하는 법

  1. 말미잘이 모인 얕은 산호초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주황색 움직임을 찾습니다.
  2. 찾았다면 말미잘에서 팔 길이 이상 떨어진 곳에 중성 부력으로 멈춥니다.
  3. 숨을 고르며 기다리면 경계하던 흰동가리가 다시 말미잘 밖으로 나옵니다.
  4. 몇 마리가 사는지, 가장 큰 개체가 어느 쪽인지, 알을 지키는 개체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말미잘은 만지지 마세요

말미잘은 사람 손에도 따끔한 자극을 줄 수 있고, 손이 닿으면 말미잘 자체가 상처를 입습니다. 흰동가리는 자기 집을 지키려고 마스크나 카메라 쪽으로 돌진하기도 하는데, 이는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이니 물러서 주세요.

사진 찍는 요령

  • 흰동가리의 눈높이까지 몸을 낮춰 정면이나 비스듬한 각도에서 찍으면 표정이 살아납니다.
  • 쉴 새 없이 움직이니 연속 촬영을 쓰고, 말미잘 촉수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 가까이 다가가기보다 접사 렌즈나 확대 기능으로 거리를 두는 편이 물고기도 덜 놀랍니다.
  • 물속에서는 붉은색이 먼저 사라지니 주황색을 살리려면 조명이나 색 보정이 필요합니다.

주황색이 파랗게 바래는 이유와 보정 방법은 물속 사진 색 보정 기록에서, 카메라 하우징과 기본 설정은 수중 사진 입문에서 다뤘습니다.

뜨거워지는 바다와 말미잘

바닷물이 오래 뜨거워지면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일어나는데, 말미잘도 같은 일을 겪습니다. 몸속에 함께 사는 작은 조류를 잃으면서 색이 하얗게 바래고, 이 상태가 길어지면 말미잘이 약해집니다. 집이 약해지면 그 안에 사는 흰동가리의 번식에도 영향이 간다는 관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얗게 바랜 말미잘을 보았다면 다른 때보다 더 멀리서 지켜봐 주세요.

집에서 기르는 흰동가리

흰동가리는 수족관에서 가장 사랑받는 바다 물고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예전에는 바다에서 잡아 온 개체가 많았지만, 지금은 수조에서 번식시킨 개체가 널리 팔립니다. 바다 생물을 기르기로 했다면 양식 개체인지 확인하는 것이 야생 무리를 지키는 작은 방법입니다. 말미잘은 기르기가 훨씬 까다로워서, 수조에서는 말미잘 없이 흰동가리만 기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

주황색에 흰 띠가 있다고 모두 흰동가리는 아닙니다. 산호초에는 비슷한 색을 가진 다른 자리돔 무리와 놀래기 무리도 많습니다. 말미잘 속을 드나드는지가 가장 확실한 구별법이고, 다른 열대어의 이름은 열대어 이름 정리에서 한꺼번에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산호초 물고기가 왜 이렇게 화려한 색을 띠는지는 열대어 색이 화려한 이유에 정리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흰동가리는 말미잘 밖으로 멀리 나가지 않나요?

대부분 말미잘에서 몇 뼘 이내만 오가며 지냅니다. 그래서 한 번 찾은 흰동가리는 다음 다이빙에도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을 물기도 하나요?

집을 지키려고 손이나 마스크 쪽으로 돌진해 살짝 쪼는 경우가 있습니다. 크게 다치지는 않지만 놀라서 산호를 건드릴 수 있으니 미리 거리를 두는 편이 좋습니다.

다른 바다 생물 기록은 바다 생물 갤러리 목차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