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사진이 파랗게 나오는 이유와 색 보정
3줄 요약
- 물속 사진이 파랗게 나오는 것은 물이 빨강, 주황, 노랑 순서로 빛을 흡수해 푸른빛만 남기기 때문입니다.
- 얕은 곳에서는 수동 화이트 밸런스나 색 필터로, 깊은 곳에서는 조명으로 사라진 색을 되살립니다.
- 찍은 뒤에는 원본 파일에서 흰색과 회색을 기준 삼아 색을 맞추고, 지나친 보정은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해칩니다.
바다에서 본 산호초는 분명 노랑, 주황, 보라로 가득했는데, 집에 와서 사진을 열어 보면 온통 파랗거나 초록빛입니다. 물속 사진을 처음 찍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다행히 이 현상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이유를 알면 촬영할 때와 보정할 때 할 수 있는 일이 보입니다. 이 기록은 물속에서 색이 사라지는 원리부터 화이트 밸런스, 색 필터, 조명, 그리고 찍은 뒤 색을 되살리는 보정 순서까지 정리합니다.
물은 색을 순서대로 삼킨다
햇빛에는 여러 색의 빛이 섞여 있습니다. 공기 중에서는 이 빛이 거의 그대로 전해지지만, 물은 파장이 긴 빛부터 차례로 흡수합니다. 그래서 물속으로 내려갈수록 빨간빛이 가장 먼저 줄고, 이어서 주황과 노랑이 줄어들며, 마지막에는 파랑과 초록 계열만 남습니다.
| 깊이 | 보이는 변화 | 사진에서 생기는 일 |
|---|---|---|
| 수면 가까이 | 대부분의 색이 살아 있음 | 약간 푸르지만 자연스러움 |
| 몇 미터 아래 | 빨강이 눈에 띄게 약해짐 | 붉은 물고기가 칙칙한 갈색으로 보임 |
| 더 깊은 곳 | 주황과 노랑도 약해짐 | 전체가 푸른색 한 가지로 보임 |
| 아주 깊은 곳 | 파랑 계열만 남음 | 조명 없이는 색을 거의 되살리기 어려움 |
표의 깊이 구분은 물의 맑기와 날씨에 따라 크게 달라지니 대략의 흐름으로만 보세요.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은 깊이만이 아니라 거리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수면 바로 아래라도 피사체가 몇 미터 떨어져 있으면 그 사이의 물이 빨간빛을 삼킵니다. 그래서 얕은 곳에서도 멀리 있는 물고기는 푸르게 찍힙니다.
파란 바다와 초록 바다
사진이 어느 색으로 바래는지는 바다마다 다릅니다. 모든 바다가 같은 색으로 바래는 것은 아닙니다. 맑은 열대 바다는 플랑크톤과 부유물이 적어 사진이 파랗게 바래고, 우리 바다처럼 플랑크톤과 영양분이 많은 바다는 초록빛으로 바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보정을 해도 파란 바다 사진과 초록 바다 사진은 결과가 달라서, 보정할 때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초록빛 우리 바다 사진
우리 바다에서 찍은 사진은 열대 바다와 달리 초록빛이나 누런빛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랑크톤과 바닷말이 많고 물이 상대적으로 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진은 색온도를 따뜻하게 옮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색조를 자홍색 쪽으로 함께 옮겨야 초록 기운이 빠집니다. 해조류 숲이나 바위 지대처럼 원래 초록과 갈색이 많은 장면은 초록을 너무 빼면 바닷말까지 회색으로 변하니, 바닷말의 색이 자연스럽게 남는 선에서 멈추세요.
촬영할 때 할 수 있는 일
- 가까이 다가가기
- 피사체와의 사이에 물이 적을수록 색이 덜 사라집니다. 가장 돈이 들지 않는 색 보정입니다.
- 수동 화이트 밸런스
- 그 깊이에서 흰 판이나 흰 모래를 카메라에 기준으로 알려 주면, 카메라가 푸른 기운을 빼고 색을 맞춥니다.
- 색 필터
- 렌즈 앞에 붉은 계열 필터를 대면 사라진 빨간빛을 조금 보충합니다. 파란 바다용과 초록 바다용이 따로 있습니다.
- 조명
- 카메라 쪽에서 빛을 비추면 피사체까지 가는 짧은 거리만큼만 물을 지나니 원래 색이 되살아납니다.
수동 화이트 밸런스 맞추는 법
- 카메라의 화이트 밸런스를 사용자 지정 모드로 바꿉니다.
- 찍을 깊이에 도착하면 흰 판이나 밝은 모래를 화면 가득 채워 비춥니다.
- 기준 측정 버튼을 눌러 카메라가 그 흰색을 흰색으로 기억하게 합니다.
- 깊이가 크게 바뀌면 같은 방법으로 다시 맞춥니다.
이 방법은 햇빛이 충분한 얕은 곳에서 효과가 크고, 조명을 쓸 때는 쓰지 않습니다. 조명의 빛은 이미 흰빛에 가까워서 수동 화이트 밸런스와 함께 쓰면 오히려 피사체가 붉게 물듭니다.
흰 판이 없다면
장갑을 끼지 않은 손바닥이나 흰 슬레이트, 다이빙 컴퓨터 화면의 흰 부분도 기준으로 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깊이의 빛을 받은 흰 물체를 비추는 것입니다.
색 필터를 쓸 때
붉은 필터는 햇빛이 들어오는 얕은 수심에서 자연광으로 찍을 때 쓰는 도구입니다. 너무 깊은 곳에서는 보충할 빨간빛 자체가 남아 있지 않아서 효과가 줄고, 사진이 어두워지기만 할 수 있습니다. 또 필터를 단 채로 조명을 터뜨리면 피사체가 붉게 물드니, 조명을 쓸 때는 필터를 떼야 합니다. 파란 바다에서는 붉은 필터를, 초록빛 바다에서는 자홍색 계열 필터를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조명으로 되살리기
조명은 깊은 곳에서도 색을 되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만 조명의 빛도 물을 지나며 약해지기 때문에, 피사체가 가까울 때만 효과가 있습니다. 멀리 있는 산호초 전체를 조명으로 밝히려 하면 앞쪽의 부유물만 하얗게 빛나고 뒤쪽은 여전히 파랗게 남습니다. 조명은 렌즈 옆으로 벌려 비스듬히 비추고, 가까이 있는 주인공만 밝히는 데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조명을 몇 개, 어느 각도로 두는지는 수중 사진 입문의 하얀 점 구간을 함께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찍은 뒤 보정하는 순서
- 가능하면 원본 파일을 열어 보정합니다. 압축된 사진보다 색을 되살릴 여유가 훨씬 큽니다.
- 사진 안에서 원래 흰색이나 회색이었을 곳, 예를 들어 흰 모래나 다이버의 장비를 찾아 화이트 밸런스 기준으로 찍습니다.
- 색이 돌아오면 노출과 대비를 조금 올려 물속 특유의 뿌연 느낌을 줄입니다.
- 남은 부유물 점은 작게 지우되, 생물이나 배경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 마지막으로 원본과 나란히 놓고 지나치게 붉거나 보랏빛이 돌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너무 많이 되살리면 가짜가 됩니다
깊은 곳에서 자연광으로 찍은 사진의 빨간색을 억지로 끌어올리면 피부색 같은 분홍빛이나 보랏빛 얼룩이 생기고, 잡티가 크게 늘어납니다. 깊은 곳 사진은 약간의 푸른 기운을 남겨 두는 편이 오히려 바다다운 분위기를 줍니다.
사진마다 다른 기준점 찾기
흰 모래나 흰 장비가 없는 사진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원래 색을 알고 있는 다른 대상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사람의 피부, 노란 다이빙 장비, 회색 바위처럼 원래 색이 분명한 곳을 찾아 그 색이 자연스러워지도록 맞추면 나머지 색도 따라옵니다. 기준점이 전혀 없는 깊은 물빛 사진이라면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원하는 분위기에 맞춰 조금만 손대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하는 보정 실수
- 모래가 분홍색이 되었다
- 빨간색을 너무 많이 끌어올렸습니다. 흰 모래가 흰색 또는 옅은 베이지가 될 때까지 색온도를 되돌립니다.
- 물빛이 회색으로 죽었다
- 파란 기운을 지나치게 빼서 바다의 배경색까지 사라졌습니다. 주인공 색만 맞추고 배경은 약간 푸르게 남겨 둡니다.
- 잡티가 거칠게 늘었다
- 어두운 사진을 무리하게 밝히거나 색을 살린 경우입니다. 밝기를 조금 덜 올리고 잡티 줄이기 기능을 약하게 씁니다.
- 사진마다 색이 들쭉날쭉하다
- 한 장씩 따로 맞춘 경우입니다. 같은 깊이, 같은 시간대 사진은 같은 값으로 맞추면 한 묶음처럼 보입니다.
보정하는 화면도 확인하기
휴대전화 화면은 대개 색이 진하고 밝게 보이도록 맞춰져 있어서, 휴대전화로 보정한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면 다르게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을 주로 어디에서 보여 줄지 정하고 그 화면에서 마지막 확인을 하세요. 여러 화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이려면 지나치게 진한 색과 극단적인 밝기를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깊이 기록을 함께 남기면
다이빙 컴퓨터나 기록장에 찍은 시간과 깊이를 함께 남겨 두면 보정할 때 도움이 됩니다. 사진 파일의 촬영 시각과 다이빙 기록의 시각을 맞춰 보면 그 사진을 몇 미터에서 찍었는지 알 수 있고, 깊이가 비슷한 사진끼리 묶어 같은 값으로 보정하기 쉬워집니다. 다이빙 기록장은 사진 보정에도 쓸모 있는 자료인 셈입니다.
휴대전화로 보정할 때
휴대전화 사진 앱의 기본 편집 기능만으로도 상당 부분을 고칠 수 있습니다. 색온도를 따뜻한 쪽으로, 색조를 자홍색 쪽으로 조금씩 옮기면 파랗거나 초록빛이 도는 사진이 자연스러워집니다. 수중 사진 전용 앱이나 필터를 쓰면 한 번에 바뀌지만, 사진마다 바다의 색이 달라 같은 필터가 모든 사진에 맞지는 않습니다. 필터를 쓴 뒤에도 흰 부분이 정말 흰지 한 번 확인하세요.
영상의 색은 미리 맞추기
영상은 사진보다 나중에 색을 되살리기가 어렵습니다. 원본 파일처럼 넉넉한 정보를 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한 장면 안에서도 깊이와 방향이 계속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상은 찍을 때 색을 최대한 맞춰 두는 편이 좋습니다. 얕은 곳에서는 깊이를 바꿀 때마다 수동 화이트 밸런스를 다시 맞추고, 영상용 조명을 쓴다면 조명을 켠 상태에 맞춰 화이트 밸런스를 정합니다. 편집 단계에서는 장면마다 색을 조금씩 다르게 맞춰야 이어 붙였을 때 어색하지 않습니다.
보정 전후를 나란히 보는 습관
보정을 오래 하다 보면 눈이 색에 익숙해져 점점 진하게 만드는 쪽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보정이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원본과 나란히 놓고 다시 보세요. 처음 바다에서 느꼈던 분위기에 가까운지, 지나치게 화려해지지는 않았는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함께 다이빙한 사람에게 보여 주고 기억과 비슷한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보정의 선은 어디까지
색과 밝기를 원래 모습에 가깝게 되살리는 것은 수중 사진에서 당연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사진 속에 없던 생물을 붙이거나, 다른 사진의 배경을 합성하는 것은 기록이 아니라 창작이 됩니다. 수중 사진 공모전 대부분이 색과 밝기 보정은 허용하면서 합성은 금지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보정 범위에 관한 공모전 규정은 공모전 수상작 보는 법에 정리했습니다.
열대어의 진짜 색 알아 두기
보정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결국 그 생물의 원래 색입니다. 흰동가리의 주황, 나비고기의 노랑처럼 원래 색을 알고 있으면 보정이 지나쳤는지 모자랐는지 판단하기 쉽습니다. 열대어가 왜 그런 색을 띠는지는 열대어 색이 화려한 이유에, 생물별 특징은 갤러리 목차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정을 두고 받는 질문
모든 사진을 일일이 보정해야 하나요?
같은 다이빙에서 같은 깊이로 찍은 사진은 비슷한 보정 값이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장을 잘 맞춘 뒤 그 값을 같은 묶음의 사진에 일괄 적용하고, 어색한 사진만 따로 손보면 시간이 줄어듭니다.
조명이 있으면 보정은 필요 없나요?
조명이 닿은 주인공의 색은 거의 돌아오지만, 조명이 닿지 않는 배경은 여전히 푸릅니다. 주인공과 배경의 색 차이를 자연스럽게 다듬는 정도의 보정은 조명을 써도 필요합니다.
흑백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인가요?
색을 되살리기 어려운 깊은 곳 사진이라면 흑백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색 대신 빛과 형태가 돋보여서 상어나 난파선처럼 윤곽이 뚜렷한 피사체와 잘 어울립니다.
색을 되찾은 사진 가운데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골라 바탕화면 고르는 기준에 맞춰 잘라 보는 것도 보정 연습의 좋은 마무리입니다. 장비와 공모전 이야기는 수중 사진 쪽에서 이어 보세요.